‘우한’이란 말에 버럭하는 中共 “세계보건기구서 COVID-19로 결정” 강조

한동훈
2020년 03월 10일 오후 11:34 업데이트: 2020년 03월 10일 오후 1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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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우한 바이러스’ ‘우한 폐렴’이라는 용어에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어떻게든 ‘우한’이라는 단어를 지우려는 모습이다.

9일 관영 환구시보는 “세계보건기구(WHO)가 바이러스에 공식적으로 이름 붙였지만 미국 정치인은 과학과 세계보건기구의 결정을 존중하지 않는다”는 내용의 논평을 냈다.

이날 중화인민공화국(중공) 외교부 겅솽 대변인의 발언을 그대로 인용한 대목이었다. 여기서 ‘미국 정치인’은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을 가리킨다.

지난달 28일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CNBC와 인터뷰에서 진행자가 ‘중국의 코로나바이러스 대응이 어느 정도 성공한 것 같다’고 하자 “중국 공산당을 칭찬하다니 보기 좋다”라고 응수했다.

이어 “하지만, 기억해야 한다. 이건 우한 코로나바이러스다”라며 “초기 정보가 완벽하지 않아 우리가 이런 궁지에 몰리게 됐다”고 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중국과 중국 공산당을 구분해 부르고 있다. 신종 코로나에 대해서도 ‘우한’이라는 표현을 빼먹지 않는다.

이에 겅솽 중공 외교부 대변인은 “중국은 COVID-19(코로나 19)와 싸우며 세계를 위해 시간을 벌었다”고 반발하며 “미국이 책임을 중국에 전가하려 한다”고 했다.

중공은 국가위생건강위원회 고위급 전문가팀장 중난산(鐘南山) 교수의 “중국에서 출현했지만, 발원지는 아니다” 발언 이후 발뺌을 넘어 책임전가를 시도하고 있다.

현재는 미국이 대상이지만, 관영 언론에서는 한국에 대해서도 복선을 깔아놓은 상태다.

환구시보는 지난달 24일 “신천지가 2018년 우한에 신도를 보내 100명 규모의 판공실을 개설하는 등 잠입을 시도했다가 공안에 발각돼 강제 출국됐다”는 기사를 냈다.

마치 한국의 신천지가 우한 폐렴 발병과 관련이 있다는 어조였다.

이후 책임전가의 대상을 미국으로 하고 있지만, 미국이 그대로 당하고만 있지 않을 것은 분명해 보인다. 물밑작업을 통해 다른 대상을 찾을 가능성도 있다.

환구시보, 공산당 기관지인 인민일보 자매 영어신문

환구시보(글로벌 타임스)는 관영 언론으로 불리지만, 공산당의 입장을 영문으로 전달한다는 점에서 영문판 기관지 기능을 한다.

환구시보에서는 우한 폐렴을 ‘novel coronavirus pneumonia(COVID-19)’로 표시한다. 한국 언론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이라고 표기하는 것과 유사하다.

현지 중국어 매체나 일반인들은 ‘신종 코로나 폐렴(新冠肺炎)’ 혹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新冠病毒)’라는 표현을 주로 쓴다.

미국에서는 코로나바이러스(coronavirus) 혹은 앞에 뉴(new)를 붙인 표현이 일반적이다.

세계보건기구에서 정한 ‘COVID-19’도 쓰이지만, 언론이나 일반인들 사이에서는 코로나바이러스라는 훨씬 친숙하게 사용된다.

한편, 세계보건기구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사무총장은 우한 폐렴 발생 초기부터 시종일관 중공 편향 발언으로 물의를 빚어왔다.

미국 청원사이트인 체인지(change.org)에는 사퇴청원도 진행 중이다. 10일 현재 45만명을 돌파한 서명인 중에는 “무능한 중국의 노예”라는 지적까지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