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공산당 댓글부대 달아나게 만든다는 ‘동태망’은 어떤 곳?

한동훈
2020년 02월 28일 오후 3:59 업데이트: 2022년 05월 28일 오후 7:06
TextSize
Print

인권탄압 피해 중국 탈출한 파룬궁 수련자들이 만든 어플
해당 프로그램 가동하면 처음 열리는 웹사이트가 ‘동태망’
중국 공산당에서 금지한 구글·유튜브 등 접속 돕는 자유의 문

둥타이왕(动态网·동태망)은 미국 비영리기관 글로벌네트워크자유연맹(Global Internet Freedom Consortium)에서 2002년 개발한 ‘봉쇄돌파 프로그램’의 이름이자 해당 프로그램을 가동했을 때 자동으로 열리는 웹사이트를 가리킨다.

봉쇄돌파란 중국 공산당이 설치한 인터넷 감시·검열 시스템인 만리방화벽(Great Firewall)의 봉쇄를 돌파해 해외 사이트에 접속한다는 의미다. 프로그램의 정식명칭은 프리게이트(Freegate)이며 중국어로는 쯔요먼(自由门, 자유의 문)이다.

이 프로그램은 인권탄압을 피해 해외로 이주한 파룬궁 수련생들, 주로 박사급 이공계 출신들에 의해 만들어졌다. 이들은 인터넷 감시·검열 및 해외 사이트 접속차단이 중국 공산당의 인권탄압 유지수단으로 인식하고 이를 해소하고자 프리게이트를 개발했다.

동태망(dongtaiwang.com). 중국 공산당의 엄청난 거액을 들여가며 공격하고 있지만 별 문제 없이 운영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 화면 캡처

그러면서 프리게이트를 가동했을 때 인터넷 봉쇄를 돌파했다는 신호로 열리는 첫 웹페이지가 바로 동태망이다. 다이나웹(Dynaweb)이란 영어명칭도 있다.

현재 중국 본토에서는 꼭 파룬궁에 대한 정보뿐만 아니라 미국의소리, 구글, 페이스북, 트위터, 위키피디어, 유튜브 등 중국에서 차단한 해외 사이트를 접속하기 위해 프리게이트를 널리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중국 네티즌들이 동태망(dongtaiwang.com)이란 단어의 직접 언급을 금기시 하는 것이 이 때문이다. 동태망의 주소를 게시물에 써넣거나 검색, 접속하면 당국의 감시 시스템에 걸릴 수 있다.

2006년 월스트리트 저널은 위키피디어에 접속하던 지원(子文)이라는 이름의 중국 고등학생이 2005년 10월, 중국 정부에 의해 접속이 차단됐으나 친구로부터 프리게이트를 소개받아 BBC중국어판, 자유아시아방송, 에포크타임스(중국어판)에 접속해 중국 내외 뉴스를 알게 됐다고 보도했다.

또한 BBC, 뉴욕타임스 등은 중국의 10억 달러 이상을 들여 진행하는 인터넷 차단사업인 ‘금방패공정’과 파룬궁 수련생이 구축한 프리게이트 사이의 경쟁을 다루기도 했다.

위장된 주소를 클릭했다가 동태망에 접속하게 된 중국 공산당 댓글부대로 추정되는 누리꾼(vrwvw로 시작하는 아이디)가 보인 당황스러워하는 반응 |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프랑스국제라디오(RFI)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위치한 글로벌네트워크자유연맹의 소수 회원들이 사비를 털어 제한된 자원으로 방화벽 돌파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BBC는 개발자들이 10달러를 쓰면, 중국 정부는 100달러를 들여 대항하는 식이라고 전했다.

워싱턴포스트는 중국 정부가 파룬궁 수련생들을 오랫동안 ‘최우선 적(No. 1 enemy)’으로 여기고 있다는 점에 착안해, 미국 국무부가 프리게이트 개발자들에게 150만 달러의 자금을 지원했다고 2010년 12월 보도했다.

프리게이트는 무료 공개 소프트웨어로 동태망에서 다운받을 수 있다. 설치 없이 간단한 설정으로 바로 사용할 수 있으며 설정이 끝나면 동태망 홈페이지가 자동으로 열린다.

윈도우즈에서 실행가능하며, 와인(Wine) 등 소프트웨어를 통해 리눅스와 맥에서도 쓸 수 있다. 프록시 제어기능 탑재됐으며, 모든 사이트를 자유롭게 방문할 수 있으나 일부(성인물) 사이트 등은 접속이 되지 않을 수 있다.

중국에서 해킹 프로그램을 심은 가짜 프리게이트를 배포했다는 언론 보도도 있다.

한편, 동태망 개발자들은 뉴스 생산자가 아니므로 동태망 웹페이지에는 에포크타임스, 미국의소리, 자유아시아방송 등 주로 중국에서 차단된 미디어의 콘텐츠들을 게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