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사태에 대응하기 위해 중국 공산당이 9명으로 구성된 중앙정치국 코로나19 업무 영도소조를 출범시켰으나 구성원에 의료·보건 전문가나 전염병 전문가가 포함되지 않아 구성 목적에 대한 의문이 제기됐다.
대만의 싱크탱크 자문위원인 중국 전문가 퉁리원 교수는 최근 코로나19 영도소조를 구성한 이유에 대해 전염병 예방·치료가 아니라 선전·검거·정보 차단 등에 주력하기 위한 것이라고 에포크타임스(중국어판)와 인터뷰에서 지적했다.
퉁 교수는 코로나19 영도소조 구성원들이 중앙선전부와 공안부 인사로만 이뤄졌음에 주목하며, 지난달 21일 미국 워싱턴주 시애틀에서 중국을 방문했다 돌아온 사람이 첫 코로나19 확진자로 판명되면서 더 이상 은폐가 불가능해지자 부랴부랴 23일 우한시를 봉쇄하고 25일 코로나19 통제팀을 만들었다고 분석했다.
코로나19 영도소조는 리커창(李克强) 국무원 총리, 부대표는 왕후닝(王滬寧) 선전선동부장이며 그 외 딩쉐샹(丁薛祥) 중국공산당 중앙판공청 주임, 쑨춘란(孫春蘭) 국무원 부총리, 황쿤밍(黃坤明) 홍보부(옛 중앙선전부) 장관, 차이치(蔡奇) 베이징시 당 간사장, 왕이(王毅) 외교부장, 샤오제 국무위원, 자오커즈(趙克志) 공안부장이 포함된다.
퉁 교수는 이들 구성원을 일일이 거명한 뒤, 부대표인 왕후닝이 예전에 통치 이념과 정책에 대한 책사를 담당했었고, 쑨춘란은 통일전선부장이었으며, 다른 구성원은 중앙선전부나 공안부 출신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퉁 교수는 전염병 통제를 위한 대책팀에 의료나 보건 등 관계 전문가가 포함되지 않았다고 지적하며 “이 단체는 코로나바이러스 통제를 위한 단체가 아니라 정치와 홍보를 위한 단체, 민중 반란을 막기 위한 단체”라고 단언했다.
이어 그는 이러한 조치가 중국 공산주의 체제의 문제점을 드러낼 뿐만 아니라 코로나19 진압에도 실패할 요인이라면서, 대만의 전염병 통제 시스템 및 방법을 비교·설명했다.
중국, 17년전 사스 유행 때와 달라진 것 없어…선전 홍보에 주력
중국의 코로나19 영도소조가 내린 첫번째 지시는 우한에 훠선산 병원과 레이선산 병원 그리고 임시 간이병원인 팡창(方艙) 병원을 단시간에 짓는 것이었다. 팡창 병원은 경증의 코로나19 환자들을 격리하기 위해 우한시에 12곳이 넘는 경기장, 학교 체육관, 전시장에 설치됐다.
퉁 교수는 중국 공산당이 여전히 17년 전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발병 때와 똑같은 방식으로 전염병에 대처하고 있다고 말했다. 당시에도 중국 정부는 사스를 통제할 수 있다는 것을 과시하기 위해 열흘 만에 유사한 병원을 세웠다.
중국 중앙 정부는 건물이 올라가는 것을 실시간 영상으로 방영케 했다. 당시 전염병에 관한 뉴스 보도의 거의 절반이 분명 훠선산 병원 건립에 집중돼 있었다. 하지만 이 병원은 단순하고 비효율적인 의료장비만 갖추고 있어서 ‘죽음의 포로수용소’라는 중국 네티즌들의 비난을 받았다.
팡창병원 환자들은 열악한 환경을 동영상에 담아 인터넷에 게시하며 도움을 요청했다. 환자 침대가 커튼이나 분리 장치 없이 촘촘히 붙어 있었고, 늦게 도착한 환자는 바닥에서 자야 했다. 화장실과 욕실 이용도 어려웠고, 식사도 보장할 수 없으며, 의사 없이 간호사만 환자를 돌봤다.
퉁 교수는 중국 정권의 다음 행보는 인공심폐기인 ‘에크모(ECMO)’와 바이러스가 밖으로 나가지 않는 특수 병실인 ‘음압 격리 병실’에 필요한 의료장비를 갖춘 ‘모델 병동’을 몇 개 건설해 국제적으로 선전하는 것일 수도 있다고 꼬집었다.
그는 우한에 확진 환자가 최소 10만 명 넘게 발생했지만 훠선산 병원과 레이선산 병원에 병상은 2400개뿐이라며 “누가 선택돼 병원에 가 진단과 치료를 받을 것인지 여전히 큰 문제다. 이 모든 과정은 전염병과의 전쟁이 아니고 홍보전이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