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G 장비, 화웨이 대신 삼성·노키아 써라” 美 고위당국자, EU에 촉구

스티브 하
2020년 02월 21일 오후 2:53 업데이트: 2020년 02월 21일 오후 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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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고위 당국자들이 중국 최대 통신장비업체 화웨이의 5세대(5G) 이동통신망 사용에 대한 위험을 공개적으로 언급하며, 이 기술을 도입한 유럽연합(EU) 국가에 우려를 표명했다.

로버트 스트레이어 국무부 사이버국제정보통신정책 담당 부차관보는 ‘미국은 유럽 국가가 화웨이의 기술을 서둘러 도입해 발생할 안보와 경제적 영향에 대해 신중히 생각해 볼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스트레이어 부차관보는 19일(현지시간) 포르투갈 리스본 방문 도중 기자들과 만나 “민주주의 국가의 신뢰할 수 있는 판매자를 이용하는 것 말고 위험을 완전히 줄일 방법은 없다”면서 에릭슨, 노키아, 삼성이 화웨이와 동등한 수준의 5G 장비를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들 회사가 보유한 기술이 세계를 이끌고 있다고 덧붙였다.

지난달 29일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도 영국이 화웨이 장비 도입 결정을 내리자 직접 런던으로 가 관련 문제를 논의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하루 전 국가안보회의를 열고 화웨이를 5G 네트워크 장비 사업자로 받아들이는 방안을 승인했다. 영국은 5G 사업에 대한 화웨이의 점유율을 35%로 제한했지만,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무엇을 허용하고, 허용하지 않을지에 대한 내용은 아직 구체적이지 않다”며 명확하지 않은 결정에 대해 재고할 것을 촉구했다.

스트레이어 부차관보는 이날 ‘화웨이가 5G 기술에 앞서 있다’는 편견을 없앨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미국은 5G 이동통신망 구축 사업에 화웨이 장비를 사용할 경우 중국의 스파이 활동에 이용될 수 있다며 동맹국들에 화웨이 보이콧을 거듭 요청해 왔다.

스트레이어 부차관보의 발언과 비슷하게 이달 초 윌리엄 바 법무장관은 5G 인프라 공급업체로서 화웨이와 제대로 경쟁할 수 있는 기업이 노키아와 에릭슨 두 곳뿐이라고 언급했다.

바 법무장관은 차이나 이니셔티브 콘퍼런스 기조연설에서 두 회사가 품질과 신뢰성을 보장하는 제품을 보유하고 있다면서 “이들은 4G에서 5G로의 고객 이동에 성공이 입증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바 장관은 두 공급업체가 화웨이 규모에 대적할 만큼 충분한 자원을 확보하지 못한 것이 관건이라며, 미국이 하나 또는 두 회사를 지원할 것을 제안하기도 했다.

화웨이는 지난해 5G 시장에서 주도권을 장악하기 위해 150억 달러 상당의 연구비를 투자하면서, 어떤 미국 기업도 경쟁력 있는 자금으로 동등한 범위의 기술을 제공할 수 없기 때문에 미국은 화웨이 성장을 좌절시키려 한다고 공격적인 발언을 했다.

스트레이어 부차관보는 에릭슨과 노키아 같은 서양 공급업체가 더 많은 기능을 갖춘 개방형 구조를 사용할 것이며, 미국과 유럽의 기업들이 호환 가능한 장비를 제공할 기회를 창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문가들도 앞서 에포크타임스와 인터뷰에서 미국이 경쟁자들을 화웨이 수준으로 승격시키는 조치는 좋은 제안이라고 언급했다.

로버트 블레어 백악관 국제통신정책 특별대표는 독일에서 열린 뮌헨 안보회의에서 미국이 화웨이의 대안을 마련하기 위한 노력으로 통신산업과 동업 관계를 맺어 발전시킬 가능성이 있다고 발표했다.

현재 중국의 화웨이와 ZTE가 세계 5G 기술시장을 40% 차지하며 우위를 점하고 있다. 5G는 4G보다 10~100배 빠른 속도로 인터넷 연결을 제공하는 차세대 이동통신 기술이다. 네트워크 속도의 급상승은 교통·의료·제조업 분야의 산업 혁명을 뒷받침하고 있다.

그러나, 바 장관의 발언이 있은 지 불과 며칠 후 마이크 펜스 부통령은 미국이 이미 다른 접근법을 취하고 있다고 말해 이 제안을 일축하는 모양새다.

펜스 부통령은 5G 무선 네트워크 사용을 위해 더 많은 주파수를 자유화하려는 연방통신위원회 의장의 노력을 언급하며 “바 법무장관의 의견을 존중하지만, 지난 며칠 동안 아지트 파이(Ajit Pai) 위원장이 발표한 것이 앞으로의 최선책이라고 믿는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