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밑에서 기어 다닐 것” 출동한 경찰에 폭언한 ‘경찰 꿈나무’가 퇴학당했다

이서현
2020년 02월 07일 오후 1:29 업데이트: 2022년 12월 20일 오후 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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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 뒤 내 앞에서 무릎 꿇어야 할 것이다”

술에 취한 한 청년이 출동한 경찰에 이런 종류의 폭언을 쏟아냈다.

알고 보니 청년은 경찰대에 재학 중인 학생으로 나름 근거(?) 있는 자신감이었던 것.

하지만, 최근 퇴학 조치를 당하면서 결국 그 꿈은 이루지 못하게 됐다.

경찰대 3학년에 재학 중이었던 박 모 씨는 지난달 22일 밤 술에 취해 서울 영등포구의 한 PC방에 도착했다.

문 앞에서 잠든 박씨를 본 직원의 신고로 경찰관들이 출동했다.

KBS 뉴스

경찰관의 제지에도 박씨는 난동을 부리며 “5년 뒤 내 앞에서 무릎 꿇어야 한다. 내 밑에서 기어 다니게 해주겠다” 등의 말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출동한 경찰관들은 모두 순경과 경장급으로 일선 지구대에서 현장 업무를 담당하는 직급이었다.

경찰대 학생은 졸업과 동시에 경찰 간부급인 경위로 임용된다. 이는 지구대 팀장이나 파출소장에 해당한다.

박씨가 폭언을 쏟아낸 데는 이런 배경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안타깝게도 박씨의 꿈은 지난 4일 퇴학과 함께 물거품이 됐다.

서울 영등포경찰서는 박씨에 대해 모욕 및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기소 의견 송치했다.

경찰대는 박씨의 행동이 퇴학 사유에 해당한다며 심의를 거쳐 박씨를 퇴학 조치했다.

KBS 뉴스

사건 다음 날 KBS와 인터뷰한 박씨는 CCTV와 수많은 목격자가 있음에도 “다리에 힘이 풀려서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누워 있었을 뿐”이라고 말했다. 박씨 부모 역시 “그런 일 전혀 없다. 피해자가 있으면 나와보라”며 억울하다는 입장이었다.

누리꾼들은 박씨의 퇴학 소식에 “사이다” “경찰대 잘했다” “콩콩팥팥” “정말 다행이다”라며 속 시원하다는 반응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