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권 70주년을 맞은 중국 공산당이 중국 안팎에 산적한 난제들로 인해 위기에 봉착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홍콩의 친공산당 온라인 매체인 홍콩01(香港01)은 지난 5일 중국 관변 싱크탱크인 사회과학원 정치학연구소 팡닝(房寧) 소장과 특집 인터뷰를 게재했다.
팡닝 소장은 중국 특색의 사회주위를 기반으로 한 ‘사회주의 민주’를 주장하는 학자다. 서방 민주주의의 다당제나 3권분립 없이 공산당 통치 아래 ‘민주적인’ 사회주의 제도를 건설하자는 게 그가 내세우는 이론의 골자다.
팡닝 소장은 중국 역대 왕조가 통치 50~60년 무렵 정체기를 맞았고 이후 쇠퇴했다는 역사적 사실을 거론하며 정권 수립 70주년을 맞이한 중국 공산당이 비슷한 위기를 겪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중국 공산당 역시 망하지 않는다고 볼 수 없다며 “현재 최고 지도자가 강한 위기감을 느끼고 있다”고 했다.
이어 “집권 기간이 길어지고 당의 규모가 커지고 국가가 발전하면서 여러 가지 사회 갈등이 누적되고 태만해질 위험도 커진다. 서서히 (정권이) 와해될 수 있다. 이는 법칙이다”라며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모든 수단을 동원해야 한다”고 했다.
중국에서는 지난해 12월에도 다른 관변 학자가 비슷한 목소리를 낸 바 있다. 난징(南京)대학 국제문제연구소 주펑(朱鋒) 소장은 관영매체 기고문에서 “거대한 정세 변동을 맞아 행동력이 수반된 대전략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주펑 소장은 “역사적으로 대국 간의 경쟁과 충돌에서 최후의 승자는 고도의 국가주의적 국가가 아니라 개인의 자유 보장, 사회의 활력에 국가의 역량이 결합되면서 각 주체가 책임을 지는 국가였다”고 했다.
그는 “이는 지난 400년 동안 세계 역사를 통해 명확히 입증된 명제”라고 덧붙였다. ‘고도의 국가주의적 국가’는 중국 공산당 체제 하의 중국을 가리킴이 명확하다.
이같은 중국 싱크탱크의 경고 신호는 중국 외부의 연구자들의 관측과도 맞아 떨어진다.
지난해 미국의 중국문제 전문가 아서 월드론 미 펜실베이니아대 중국역사학 교수는 영문 에포크타임스와 인터뷰에서 “시진핑의 측근인 고위 관료로부터 들었다”면서 “모두들 현 (중국) 체제가 막다른 상황에 몰렸음을 알고 있다고 했다”고 밝혔다.
정치, 사회, 경제 등 각 방면에서 지뢰밭 수준의 위기가 펼쳐져 더 이상 현행 정치시스템으로는 한 걸음 내딛기조차 어렵다는 게 중국 관료사회의 인식이라는 지적이었다.
마찬가지로 중국 관변 싱크탱크 출신의 재미 경제학자 청샤오눙(程曉農)은 지난해 미국의소리(VOA) 인터뷰에서 현재 중국 관료사회의 문제점으로 △당 지도부 정책에 대한 냉소적 태도 △복지부동 △상부지시를 기계적으로 따르는 방임적 업무 등을 짚은 바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해 12월 중국 공산당 내부 당국자들과 정책 전문가들이 중국이 봉착한 문제의 원인을 ‘시진핑의 독단적인 결정방식 탓’으로 돌린다고 보도했다. 시진핑 중국 주석이 논의 없이 정책을 수립하는 데다 지시마저 상호모순적이어서 관료들이 곤욕을 치른다고 전했다.
월드론 교수는 “중국 공산당은 현재 해체될 때 당시의 구 소련과 비슷한 상황으로 보인다”면서 “중국 공산당이 붕괴되더라도 (중국이라는) 국가는 여전히 존재할 것이다. 다만 정치체제만 변하는 것 뿐이다”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