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잃고 미국에 입양된 6살 아이 32년 만에 엄마 품에 안겼다

연합뉴스
2019년 12월 25일 오전 10:21 업데이트: 2022년 12월 20일 오후 5:35

“내 아들, 내 아들이 맞아. 내 아들….”

미국에 입양된 장기 실종 아동이 32년 동안 그리던 가족 품에 안겼다.

여섯 살에 실종된 손동석(37·미국명 숀 페티프런)씨는 지난 23일 오전 대구지방경찰청 여성·청소년수사계 사무실에서 생이별한 지 32년 만에 어머니, 형들과 재회했다.

손씨는 영어로 “정말 많이 보고 싶었다. 나는 당신과 똑같이 생겼다. 오랫동안 찾고 싶었다”고 말하며 어머니 품에 안겼다.

다시 만난 가족 | 연합뉴스

한눈에 그를 알아본 어머니 김모(63)씨는 손씨 볼을 어루만지며 “어떻게…어떻게 그래. 보고 싶었나. 와줘서 고마워요”라며 울음을 터트렸다.

가족들은 “32년 동안 하염없이 찾았는데 믿기지 않는다”며 경찰에 감사 인사를 전했다.

1987년 2월 11일 대구 동부정류장(옛 동부시외버스터미널)에서 미아로 발견돼 대성원(현재 대구아동복지센터)에 들어간 손씨는 이듬해 6월 홀트아동복지회를 통해 미국 위스콘신으로 입양됐다.

경북 영천에 살았던 그는 당시 출근한 엄마를 찾으려고 버스를 탔다가 길을 잃고, 대구까지 온 것으로 알려졌다.

실종 당시 손동석씨 사진 | 연합뉴스

손씨는 지난 9월 16일 대구지방경찰청 장기실종수사팀 박동환 수사관에게 “가족을 꼭 한번 만나고 싶다”는 내용의 이메일을 보냈다.

수사팀은 입양 기록을 확인하고 국제우편으로 DNA를 송부받아 김씨 DNA와 비교해 가족 관계인 것을 확인했다.

대구지방경찰청 장기실종수사팀은 손씨 외에도 지금까지 해외 입양 아동 26명에게 가족과 상봉하는 기쁨을 안겨줬다.

어린 시절 손동석씨 모습 | 연합뉴스

안중만 대구지방경찰청 여성·청소년수사계장은 “입양 간 이들이 한국에 오기 어려운 점을 고려해 국제우편 등으로 DNA를 송부받고 있다”라며 “지금까지 해외 입양된 110명의 DNA를 등록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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