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취총 맞아 비틀거리면서도 낡은 ‘코끼리 인형’ 찾아 쓰러진 강아지

이서현
2019년 12월 6일 오후 3:08 업데이트: 2022년 12월 20일 오후 5:40

마취총을 맞고 의식을 잃어가던 강아지는 유일한 친구였던 코끼리 인형을 찾아 쓰러졌다.

지난달 12일 대만 비영리단체 ‘카인드버리애니멀(kindburyanimal)’은 공식 SNS에 유기견 구조 현장에서 찍은 뭉클한 사진 한 장을 공유했다.

여기저기 솜이 터진 낡은 코끼리 인형 하나와 그 옆에 누워 있는 강아지 한 마리. 단체가 전한 사진의 속 숨은 이야기는 이랬다.

당시 떠돌이 유기견이 있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단체 관계자들은 현장에서 녀석의 상태가 좋지 않다는 것을 발견했다.

신속히 구조가 필요하다고 판단했지만, 녀석은 사람에 공격적인 반응을 보였다. 관계자들은 할 수 없이 녀석에게 마취총을 쐈다.

잠시 후, 마취 효과가 나타나자 녀석은 비틀거리며 몸을 가누지 못했다. 그런데도 어디론가 힘겹게 발걸음을 옮겼고 곧 쓰러졌다.

관계자들은 인형 곁에 나란히 누운 녀석을 발견하고서 눈물을 훔칠 수 밖에 없었다.

kindburyanimal

아마도 전 주인이 녀석과 함께 버린 것으로 추정되는 낡은 인형. 어쩌면 녀석은 의식이 사라지는 마지막 순간까지도 주인을 그리워하지 않았을까.

단체 관계자는 “마취로 힘든데도 인형을 찾아가는 강아지를 보고 정말 마음이 아팠다”라며 “하루빨리 녀석에게 좋은 가족이 생기길 바란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