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농촌 지역까지 보급된 화웨이 통신장비의 ‘통합 엑세스 및 백홀’(IAB) 기술로 중국까지 데이터 전송이 가능해 미국 안보가 위협받고 있다.
화웨이 통신망이 미국 농촌에까지 뻗어 갈 수 있었던 것은 경제와 사회 전반에 국가의 개입을 확대하려는 오바마 정권의 경기 부양 정책에 기인한다.
오바마 대통령은 취임 28일째, ‘2009년 미국 경제회복 및 재투자법’(ARRA)에 서명했다. ARRA는 경기 부양 정책 기금 8310억 달러를 지출하는 것 외에, 농촌 지역의 광대역 네트워크 보급을 위해 45억 달러를 지급하도록 연방 정보통신 위원회에 지시했다.
AT&T, 버라이즌(Verizon Wireless), 티모바일(T-Mobile), 스프린트(Sprint)는 거의 4억5000만 개의 개인 및 사업 고객을 보유한 미국 최대의 무선통신회사로서, 수백억 달러의 손실을 감수하고 보상 없이 농촌지역 무선 접속을 제공했다.
지역 설비를 담당할 55개 통신사는 지방무선통신협회(RWA)를 대표하며, 각각 10만 명에 이르는 가입자를 서비스하고 있다. 이들 통신사는 보조금을 받아 현금으로 중국 화웨이와 ZTE 장비를 헐 값에 사들였다. 그 결과 미국 영토의 약 25%에 해당하는 400만 명의 미국인이 중국이 구축한 하드웨어에 의존하고 있다.
미 의회는 2012년 보고서에서 화웨이 및 ZTE가 설치한 통신장비에 대해 “중국은 통신회사를 악의적인 목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수단과 기회, 동기를 갖고 있다”며, 미국의 안보 위협에 해당한다고 경고했다.
2015년 9월 에포크타임스가 레노버·화웨이·샤오미 등 중국산 스마트 폰에 도청하거나 이용자를 추적하고, 온라인 구매를 할 수 있는 악성코드가 설치돼 있음을 확인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오바마 행정부는 의회의 경고나 언론 보도 이후에도 농촌 지역 무선 서비스 정책을 지속했다.
트럼프 정부가 2018년 미국 기업의 화웨이 장비 구매를 금지하려 할 때 RWA 등 농촌 업계들이 반발하고 나섰다. RWA 측은 “행정부가 농촌 지역의 네트워크에 중국 통신 장비들이 어느 정도로 사용되고 있는지 모르는 것 같다”며 통신장비 교체가 이뤄질 경우 8~10억 달러의 비용이 들어갈 것으로 예상했다.
최근 발표된 미국 통신사의 신기술 개발은 화웨이 장비를 대체할 방법을 제시해 줬다.
지난 14일 뉴욕에서 열린 5G 컨퍼런스(5G Transport & the Edge Conference)에서 미국 최대 이동통신사 버라이즌의 광기술 담당 글렌 웰브록 이사는 기조연설에서 “미국에서 가장 큰 통신사(Verizon)가 IAB 기술을 구현할 예정”이라며 “광케이블을 설치하는 데 비용이 많이 들었던 지역에 5G 서비스 기반 시설을 저렴하게 설치할 것”이라고 밝혔다.
웰브록 이사는 세계 통신 표준을 협상하는 기관인 ‘제3세대 파트너십 프로젝트’(3GPP)가 네트워크 사업자들이 IAB 기술을 적용할 수 있도록 승인했다고 밝혔다. 이 기술은 광케이블에 연결된 5G 타워와 광케이블에 연결되지 않은 타워 간에 무선 연결을 통해 데이터를 송수신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로써 5G 무선 패킷은 광케이블에 연결된 타워와 그렇지 않은 타워 모두에 전달될 수 있게 됐다
3GPP는 이동통신 관련 단체들 간의 공동 연구 프로젝트로 전 세계적 적용 가능한 3세대 이동통신의 표준을 협상한다.
버라이즌은 2020년 부터 수십 개 도시에서 5G 서비스를 출시하기 위해 지난 3년간 매달 1400마일의 광섬유 케이블을 깔았다. 이는 약 160억 달러의 비용이 들었다. 그러나 IAB를 사용하면 모든 지역에 일일이 광케이블을 들이지 않고도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어 비용을 대폭 절감할 수 있다. 이렇게 비용을 절감시킬 경우 충분히 수익을 내면서 농촌 지역과 소외 지역의 신규 고객들에게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웰브록 이사는 대부분의 네트워크 장비 공급업체들이 IAB 기술을 지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 기술이 널리 보급되면 버라이즌의 5G 네트워크 중 최대 20%가 결국 IAB 사이트에 의해 서비스될 것이라고 추측했다.
Chriss Street는 거시경제학, 기술, 국가 안보 분야의 전문가이며, 여러 회사의 CEO를 역임했다. 1500여 편의 출판물을 낸 작가이기도 하다. 사우스 캘리포니아의 몇 개 대학에서 대학원 강의를 맡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