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48년 만에 유엔총회 공식회의 참석…트럼프 주최 행사에 초청

중화민국 UN 탈퇴 후 공식 대표가 UN 공식 회의 참석한 첫 사례로, 외교상 중대한 전기

HUANG XIAOTANG 뉴욕
2019년 09월 25일 오후 2:20 업데이트: 2019년 10월 07일 오후 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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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1년 유엔총회에서 등 떠밀리 듯 탈퇴했던 대만이 48년 만에 처음으로 유엔 공식회의 석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대만 대표는 트럼프 대통령이 주최한 회의에 초청 인사 자격으로 참석했다.

제74회 유엔총회 일반토의가 미국 뉴욕에서 개막한 가운데, 지난달 23일 쉬리원(徐儷文) 주 뉴욕 타이베이 경제문화사무소 소장이 ‘종교 자유 보호에 관한 세계적 요청’ 회의에 참석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주최한 이 회의에 초청 인사 자격으로 참가한 쉬 소장은 이방카 트럼프 백악관 고문, 윌버 로스 상무장관 등과 가까운 자리에 배석했다.

중화민국(대만)은 지난 1971년 10월 25일 제1967차 유엔총회에서 중화인민공화국의 주도로 표결에 부쳐진 ‘대만 대표 추방 결의안’이 통과되기 직전 유엔 탈퇴를 선언하고 퇴장했다.

그 이후 대만은 유엔총회 기간 중 장외에서 별도 행사를 열고 수교국이나 우호국 대표를 초청하는 것이 활동의 전부였다.

쉬리원(徐儷文) 주 뉴욕 타이베이 경제문화사무소 소장은 23일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종교 자유 보호에 관한 세계적 요청’ 회의에 참석했다. | 중화민국 외교부 공식 사이트

이날 오전 대만이 참석한 ‘종교 자유 보호에 관한 세계적 요청’ 회의는 종교 자유 주제로 유엔에서 열린 최초의 행사였다. 행사를 주최한 트럼프 대통령은 기조연설에서 “종교와 신앙에 대한 박해를 제재하고 종교 자유를 보호하기 위해 실질적 조치를 취할 것을 세계 각국 정상을 향해 요청한다”고 말했다.

또한 트럼프 대통령은 “종교 자유 수호는 대통령으로서 최우선 과제의 하나”라며 “종교와 신앙에 대한 박해를 제재하고 양심수를 석방하며 종교 자유를 제한하는 법률을 폐지하고 사회적 약자 및 무방비 상태에 놓인 이들과 박해받는 이들을 보호할 것을 세계 각국 정상 및 각국을 향해 요청한다”라고 말했다.

이번 유엔총회 공식회의 참석과 관련해 대만 외교부는 “대만은 종교 자유 보호 활동을 적극 전개하고 있다. 이러한 노력은 세계 민주 국가로부터 인정받고 있다”라고 논평했다.

실제로 대만은 아시아 지역의 종교 자유 보호를 위한 활동을 지속해서 전개해왔다.

대만은 미국 국무부가 개최한 ‘종교 자유 증진을 위한 장관급회의’에 2년 연속 초청됐으며, 미국과 공동으로 지난 3월 ‘인도퍼시픽 지역 종교의 자유 보호를 위한 시민사회 토론회’를 개최했다. 10개국 대표가 모인 이 토론회에는 샘 브라운백 미국 국무부 국제종교자유 담당대사가 참석했다.

또한 차이잉원 대만 총통이 “국가는 종교에 간섭하거나 종교를 통제하려고 해서는 안 되며 정부 역시 포용적인 환경을 조성해 종교 혹은 민족이 다르다는 이유로 공포와 박해 심지어 망명의 위험에 처하지 않아도 되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축사해 관심을 드러냈다.

한편, 이날 회의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의미심장한 발언을 남기기도 했다. 그는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에게 “참석해주셔서 감사하다”며 “그의 많은 친구이자 나의 친구인 세계 정상들이 참석해 계신대, 사무총장이라면 분명 그들 모두를 알아볼 수 있으리라고 믿는다. 만일 이들 중 한 명이라도 알아보지 못한다면, 사무총장으로서 직무 태만”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