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 살려준 은인 할아버지 만나러 매년 8000km 헤엄쳐오는 꼬마 펭귄

황효정
2019년 09월 25일 오전 10:04 업데이트: 2022년 12월 20일 오후 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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낚시하다 바위틈에 낀 펭귄을 발견한 할아버지는 세상에서 둘도 없는 친구를 갖게 됐다.

최근 영국 일간 메트로는 매년 여름마다 8,000km가 넘는 바다를 헤엄쳐 건너오는 꼬마 펭귄 ‘딘딤’의 사연을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인근 어촌 마을에 사는 71살 드수자 할아버지는 어느 날 낚시를 하러 갔다 해변 바위틈에 끼어 있는 작은 펭귄 한 마리를 발견했다.

펭귄은 기름으로 뒤덮여 굶주린 채 죽어가고 있었고, 할아버지는 서둘러 녀석을 꺼내준 다음 몸에 덮인 기름을 제거하고 깨끗이 씻겨주었다.

TV Glob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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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정도 펭귄이 정신을 차린 것 같자 할아버지는 가까운 섬 근처 바다에 녀석을 돌려보냈다. 하지만 펭귄은 다시 할아버지에게 돌아왔다. 아무리 돌려보내도 계속 다시 돌아왔다.

드수자 할아버지는 결국 자신을 떠나지 않는 펭귄에게 딘딤이라는 이름을 붙여주고 약 1년여를 함께 지냈다. 직접 씻겨주고, 생선도 먹여주는 할아버지의 살뜰한 보살핌 속에 딘딤은 건강을 되찾았다.

함께 지내는 동안 딘딤의 지정석은 할아버지의 무릎 위. 다른 사람이 딘딤을 만지려고 하면 부리로 쪼고 경계했지만, 할아버지에게는 세상 순한 양이 됐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어느덧 펭귄들이 털갈이를 하는 시기가 찾아왔다. 다른 펭귄들처럼 털갈이를 마친 딘딤은 할아버지의 곁을 떠나 바다의 품으로 돌아갔다.

너무나 슬프고 아쉬웠지만 녀석이 고향으로 돌아갔으니 행복을 빌어주리라 다짐한 할아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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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io de Janeiro Federal University

그러나 영영 떠난 줄 알았던 딘딤은 이듬해 여름이 되자 다시 할아버지가 사는 바닷가로 찾아왔다. 딘딤은 그다음 겨울이 찾아올 때까지 할아버지와 함께 지냈고, 겨울에는 할아버지의 곁을 떠났다가 여름이 되면 다시 찾아왔다.

현재 딘딤은 6월에서 2월까지 8달은 브라질에서 드수자 할아버지와 함께 지내고, 나머지 4달은 8,000km 떨어져 있는 원서식지인 아르헨티나나 칠레 바다를 오가며 보낸다.

주앙 파울로 크라예스키 생물학자는 “이런 경우는 본 적이 없다”며 “녀석이 아마 할아버지를 가족으로 생각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할아버지와 함께 지내기 위해 매년 여름 8,000km가 넘는 바다를 건너오는 펭귄 딘딤이.

펭귄 딘딤이와 할아버지의 놀랍고 애틋한 우정은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