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평화의 상징으로 사랑받던 비둘기. 이제 어디서도 환영받지 못하는 천덕꾸러기다.
2009년부터 유해야생동물로 지정되면서 대부분 사람은 비둘기가 다가오면 쫓아내기 바쁘다.
비둘기의 처지가 이렇게 처량하게 된 건 1960년대 이후 크고 작은 행사에 비둘기가 동원되면서부터다.
개체가 급속히 늘면서 분비물로 인한 문화재 부식이나 세균 감염 등으로 민원이 늘었고 어느새 공포의 대상이 됐다.
그러나, 이런 비둘기라면 괜찮지 않을까.
최근 SNS에서는 한 외국인이 서울 지하철에서 찍은 동영상 한 편이 화제를 모으고 있다.
영상은 좌석이 빈 한산한 지하철 내부를 담고 있다. 지하철 출입문 너머로 스크린도어가 보이는 걸 보니 역에 다다른 모양이다.
대체 무엇을 찍은 것인가 의아할 즈음 문이 열린다. 그때 지하철 출입문 앞에 있던 작은 검은 물체가 슬금슬금 움직이더니 옆으로 비켜선다. 비둘기였다.
한쪽 옆으로 바짝 붙어 서 있던 비둘기는 스크린도어까지 완전히 열리자 잽싸게 몸을 돌려 총총총 걸어 나갔다.
문을 나선 후 턱이 나오자 당황하지 않고 폴짝 뛰어서 유유히 사라졌다.
영상을 본 외국인들은 “정말 귀엽다” “한쪽으로 비켜서서 기다리네. 웬만한 사람보다 매너가 좋은 듯” “지하철이 너무 깨끗해서 가짜인 줄” “런던 지하철에도 종종 비둘기가 무임승차한다” “날아가기 귀찮았나 보다”라며 재밌다는 반응을 보였다.
영상이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화제가 되자 누리꾼들도 “역시 K둘기” “발빠짐 주의까지 함” “문 열렸을 때 옆으로 물러나는 건 타는 사람 있을까 봐 그런 거야? ㅋㅋㅋ”라며 놀라워했다.
Commuter of the day. pic.twitter.com/aj0edxmbEj
— Dick King-Smith HQ (@DickKingSmith) September 16, 20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