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살 난 딸아이 잇몸에 마약을 문질러 죽게 한 혐의로 기소된 엄마가 18일(현지시간) 보석으로 풀려났다.
킴벌리 넬리건(33)은 딸 조던을 위험에 빠뜨리고 마약을 소지한 혐의로 기소돼 아기가 숨진 지 거의 1년 만인 지난 17일 법정에 출두했다고 메인주의 뱅고어 데일리 뉴스가 보도했다.
데일리뉴스가 입수한 법원 자료에 따르면 넬리건은 과거에도 다른 두 아이에게 같은 행동을 했으며 조던을 해칠 의도가 없었다며 무죄를 주장했다. 아이의 아버지는 딸을 재우기 위해 아내가 헤로인을 잇몸에 문질렀다고 법정 문서에 밝혔다.
일 년간 검찰의 조사 끝에 법정에 서고 보석금을 낸 후 풀려났지만, 넬리건은 아기의 아버지와 접촉할 수 없고 감시 없이 미성년자와 접촉도 할 수 없다. 그녀는 11월 12일에 법정에 다시 출두할 예정이다.
2018년 10월 10일, 아기가 숨을 멈췄다는 엄마의 신고를 받고 경찰과 소방관은 집으로 출동했다. 뱅고어 경찰국은 이번 주 성명을 통해 당시 1살짜리 아이가 병원으로 급히 이송됐으나 사망했다고 발표했다. 법의관( medical examiner)은 사인을 조사한 후 ‘펜타닐 독성’ 때문에 조던이 죽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이 사건을 맡은 마리안 린치 지방 검사는 “이 여성은 (마약 성분이 함유된 강력한 마취·진통제 복용 여부의) 무작위 검사와 정신 건강 검진을 통해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넬리건은 처음에는 오피오이드 사용을 부인했지만 결국 딸이 사망하기 전 두 달 동안 일주일에 한 번씩 마약을 사용했다고 자백했다. 마약은 작은 봉지에 들어있었고 코로 흡입했다고 그녀는 말했다.
법원 자료에 따르면 아이의 아버지는 딸이 잠을 안 자려고 할 때 넬리건이 딸아이의 잇몸에 마약 잔여물을 문지르는 것을 12차례 이상 목격했다고 진술했다. 넬리건이 딸을 해칠 의도는 없었다는 말을 했다고 남편은 덧붙였다.
마약성 진통제 오피오이드를 ‘펜타닐’이라고 통칭할 만큼 펜타닐은 값싸게 살 수 있고 사용도 간편해 미국에 빠르게 퍼진 상품이다. 오피오이드 진통제는 의사의 처방전만 있으면 누구나 쉽게 구입해 복용할 수 있다.
2018년 펜타닐 과다복용으로 사망한 미국인은 3만2000여 명 넘는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2018년 약물 중독 사망자 수는 30년 만에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오피오이드 과다투여 사망률은 줄어들었으나 펜타닐과 코카인 중독 사망자는 계속 급증하고 있다.
사법 당국자들에 따르면, 합성 오피오이드 과다복용 사망의 증가는 대부분 불법 펜타닐과 관련이 있다.
중국산 펜타닐?
조던을 죽인 펜타닐이 중국에서 조달됐는지는 확실치 않지만, 관계자들은 합성 오피오이드 최대 생산국으로 중국을 지목했다.
미중 경제안보검토위원회(USCC)가 2018년 11월 발표한 보고서에는 중국이 미국 내 불법 펜타닐의 최대 공급처라며 2017년 보고서 이후 펜타닐 유입량의 “실질적인 축소”가 없었다고 밝혔다. 또한 보고서는 중국의 제약 및 화학품 생산을 관장하는 규제가 약하기 때문에 이러한 흐름이 지속되고 있다고 언급했다.
미 의회는 2018년 1월 보고서에서 “최근 2년간 중국은 8억 달러에 달하는 펜타닐 약품을 불법으로 미국 고객에게 판매했다”고 설명했다.
영국 역시 중국에 대한 비난을 가세해 2018년 영국내 유통되는 펜타닐의 80% 이상이 중국에서 유입됐다고 마약 단속 책임자는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모든 미국 항공사에 합성 오피오이드 진통제 국제 우편물을 “수색하고 반송하라”고 지시했다. 트럼프대통령은 페덱스, 아마존, UPS, 미국 우체국(USPS)을 구체적으로 지목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017년 ‘전대미문의 마약이 쏟아져 들어오고 있다’며 멕시코 국경장벽 설치를 통해 마약 밀반입을 차단할 것이라고 강조했지만, 실제 미국에 밀반입되는 마약 대부분은 항공편이나 해상을 통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중국 및 러시아 전략 연구원이자 작가인 제프 나이퀴스트는 9월 초 에포크타임스 인터뷰에서 중국은 펜타닐을 미중 무역 전쟁의 ‘매우 효과적인 도구’로 사용하고 있다며 화학전의 한 형태라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나이퀴스트 연구원은 마약 밀매는 “무역에 종사하는 사람이나 부패한 법 집행자, 정보기관 관리와 공무원들을 대상으로 돈세탁이나 횡령할 수 있는 여러 가지 침투의 기회를 열어주는 것이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