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中 소비재상품에 추가 관세 부과…“사실상 중국 생산자가 모두 지불”

이멜 아칸(Emel Akan)
2019년 09월 04일 오전 9:35 업데이트: 2020년 01월 02일 오후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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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과의 무역 전쟁이 미국 소비자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소비재가 대부분인 이번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최근 추가 관세가 주말에 발효된 이후 나온 말이다.

트럼프는 “미국 소비자가 아니라 중국 생산자가 관세 인상에 따른 비용을 부담하고 있다”고 피력했다.

트럼프는 9월 1일 기자들에게 “오늘날 훌륭한 경제학자들이 중국이 자국 통화를 너무 평가 절하했기 때문에 사실상 모든 관세를 지불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고 전했다.

트럼프는 중국의 통화 평가절하가 미국의 물가 상승을 상쇄해서 결국 미국 소비자들에게 도움이 된다고 주장했다.

최근 중국과 무역 전쟁이 확대되면서 미국은 1120억 달러 상당의 중국 상품에 대해 15% 관세를 부과하기 시작했다. 9월 1일 발효된 새 관세 대상 물품은 중국에서 수입되는 의류, 신발, 시계, 가구, 기저귀, 우유, 초콜릿 등 다양하다.

새로운 관세는 의류와 가정용 직물(바닥재, 침구, 타올 등) 수입의 87%와 중국에서 수입하는 신발 52%에 영향을 미친다.

이전 라운드에서 미국은 주로 산업 장비와 기계에 집중해서 2500억 달러의 중국 상품에 대해 25%의 관세를 부과했다. 그러나 이번에는 주로 소비재가 포함됐다.

일부 연구는 미국인들이 부담을 느끼기 시작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미국 금융가 J.P. 모건은 “미국의 일반 가계가 이번 관세로 인해 연간 1000달러의 비용을 지불하게 될 것이다”고 했다. 뉴욕 연방 준비은행은 지난 5월 “관세 인상으로 가격이 상승하고 경제 효율성이 낮아져 미국 가계가 연간 831달러를 부담할 것”으로 추정했다.

그러나 일부 경제학자는 인플레이션에 미치는 관세의 전반적인 영향이 비교적 약하다고 믿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기사에 따르면 이들 경제학자는 21조 달러 규모의 미국 경제에 중국 상품에 대한 관세 인상의 영향력은 마치 양동이에 물 한 방울 정도라고 비유했다.

미국인은 대부분 소비재 상품보다 주택, 교육, 의료와 같은 서비스에 돈을 많이 쓰기 때문에 중국 제품에 대한 관세는 연간 인플레이션을 심하게 증가시키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이에 대한 보복으로 콩과 원유 등 다양한 미국산 제품에 대해 5%와 10% 추가 관세를 부과하기 시작했다. 이 추가 관세는 총 5078개의 미국 상품 중 1717개 품목에 해당한다. 중국 정부는 12월에 나머지 품목에 대해 추가 관세를 부과할 것으로 예상된다.

트럼프는 관세 인상에도 불구하고 중국과의 무역협상을 여전히 낙관하고 있다.

“만남은 아직 진행 중이다. 모두 알다시피 9월이다. 그건 변동이 없다. 중국도 변동이 없고 우리도 없다.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지켜볼 것이다”고 트럼프가 말했다.

그는 “그러나 우리는 한 국가로서 중국이 우리를 더 뜯어먹도록(rip off) 허용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공급망 전환

일부 회사들이 중국 수입품에 대한 미국의 새로운 관세에 대한 부담으로 새로운 공급업체를 찾게 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 기업이 이미 중국을 떠나 베트남이나 대만 같은 다른 나라로 공급망을 이전하기 시작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지난달 미-중거래위원회가 발표한 조사에 따르면 중국에서 영업 중인 미국 기업의 17%가 계획했던 중국 내 투자를 지난 1년간 축소하거나 중단했다. 또한 응답자 중 13%는 2019년에 중국에서 하는 사업을 이전하거나 이전할 계획이라고 답했다.

트럼프는 기업들이 관세와 경쟁할 수 없어 중국을 떠나는 것을 보고 놀라지 않는다고 했다.

“많은 기업이 중국을 떠났고 더 많은 기업이 떠나고 있다. 그리고 그들(중국)은 잘하고 있지 않다. 그들은 최악의 한 해를 보내고 있다. 내가 이해하기로 61년 만이다”고 트럼프가 지난달 30일 기자들에게 말했다.

중국의 경제는 무역전쟁과 부채 증가로 인해 악화해 2분기 경제성장률이 거의 30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그리고 7월의 실업률은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미중 무역전쟁은 중국 제조업 부문에도 타격을 주고 있다. 지난 주말 중국의 공식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8월 49.5로 하락해 4개월 연속 내림세를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