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시위가 과열조짐을 보이는 가운데 경찰 가족이 “당국이 순직자를 원하는 것 같다”고 호소했다.
16일 자신을 경찰 가족이라고 밝힌 리(李)모씨는 인터넷 채널 ‘D100’에 출연해 “JPOA 성명을 중시해달라. 수많은 홍콩 일선경찰들이 보내는 구조요청신호나 다름없다”고 말했다.
리씨는 또한 “권력자들은 경찰과 시위대 충돌로 인명피해가 발생하기를 내심 원하고 있다. 경찰이 순직해서 국립묘지에 묻히기를 바라고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일선 경찰들을 향해 “시민보호라는 의무를 잊지 말아 달라. 더군다나 죽어서 남의 발에 밟히는 신세가 되어선 안 된다”고 당부했다.
리씨가 언급한 JPOA(Junior Police Offices’ Association)는 홍콩 경찰 중 한국의 순경-경위-경사 등에 해당하는 치안실무자 계급으로만 구성된 단체다.
최일선에서 근무하며 연일 시위대와 맞부딪히는 이들은 정부의 조속한 사태해결을 촉구하고 있다.
전날 JPOA는 홍콩 시위와 관련해 “정치적 문제는 정치권에서 해결해달라. 동료들 사이에 원성이 높다. 정부와 시민 사이에서 끼어 내적 갈등이 심하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성명에서는 “동료 경찰대원들은 지난 한달간 홍콩의 치안·법치·시민안전을 위해 노력해왔으나, 지금은 적절하지 못한 대우를 받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홍콩에서는 지난 6월 ‘송환법’ 반대 시위가 시작된 이후 시위대와 경찰 간 크고작은 물리적 충돌이 이어지면서 양측 모두 부상자가 발생하고 있다.
특히 지난 14일 샤틴(沙田) 시위 때는 참가자들 사이에서 부상자가 속출해 경찰의 과도한 진압이 도마에 올랐다.
일각에서는 홍콩정부가 의도적으로 과잉진압을 유도하며 인명피해를 발생시켜 사태를 키우려 한다는 지적까지 나오고 있다.
한편, 홍콩 경찰은 고급간부(憲委級)-일반간부(督察級)-일반경찰(員佐級)로 직급이 나뉘며 3단계로 구분되며 JPOA는 일반경찰들로만 이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