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베네수엘라 국영석유기업 제재…마두로 ‘돈줄’ 차단

2019년 01월 30일 오전 1:46 업데이트: 2019년 10월 26일 오후 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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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왼)과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이 28일 백악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Win McNamee/Getty Images)

미국 정부가 베네수엘라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의 돈줄 역할을 해온 국영 석유회사 '페트롤레오스 데 베네수엘라 S.A.(PDVSA)'를 제재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과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은 28일(현지시간) 백악관 브리핑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CNN 등 언론 보도에 따르면, 므누신 재무장관은 이날 "베네수엘라 석유를 구매하는 미국 업체들이 지급하는 대금은 모두 (베네수엘라 정부가 출금할 수 없도록) 봉쇄된 계좌로 들어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베네수엘라의 최대 수입원인 석유 판매 대금을 차단해 마두로 정권의 비자금 창구를 원천 봉쇄함으로써 마두로 정권 퇴출을 위한 본격적인 압박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이번 결정으로 미국 내 PDVSA의 자산이 동결되며 미국인과의 거래도 전면 금지된다. 또 PDVSA의 미국 내 자회사 ‘시트고’의 수익도 마두로 정권의 접근이 차단된 미 계좌에 보관된다.

미 정부가 그동안 유가 상승과 미국 정유업체에 피해를 줄 것을 우려해 미뤄왔던 이번 조치가 이뤄지면 마두로의 권력 기반인 군부의 이탈을 촉발해 마두로 정권 붕괴를 앞당길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마두로 대통령이 군부의 충성을 얻기 위해 군 고위인사를 석유산업의 요직에 앉혀왔기 때문이다.

므누신 장관은 “PDVSA는 오래전부터 공무원들과 사업가들의 횡령과 부패의 수단이었다”고 지적하며 “베네수엘라의 석유 부문 운영 관련자들도 모두 제재대상”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미국이 ‘임시 대통령’으로 인정한 후안 과이도 국회의장이나 민주적으로 선출될 정부에 신속히 통제권을 넘기는 것이 제재를 완화하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볼턴 보좌관은 이러한 미국의 제재로 당장 70억 달러의 베네수엘라 자산이 동결되고 연간 110억 달러의 수출 손실을 볼 것으로 예상했다.

베네수엘라는 중국과 러시아 등에 채무를 상환하는 대신 원유를 제공하기 때문에 미국으로 수출하는 석유가 실질적으로 베네수엘라의 유일한 수입원이 되고 있다. 따라서 이번 제재는 베네수엘라의 외화 확보를 차단해 마두로 정권에 큰 타격을 줄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미국이 숨통을 조여오자 마두로 대통령은 즉각 국영 TV 방송 연설에서 미국의 제재를 ‘범죄적’이라고 비난하며 트럼프 대통령에게 “베네수엘라에서 손을 떼라”고 경고 메시지를 날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