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메리칸익스프레스(아멕스)와 중국 핀테크기업 합작투자 법인이 베이징 당국으로부터 결제 라이센스 승인을 획득했다. 이에 따라 아멕스의 중국 은행카드 결제 네트워크 구축과 결제시장 진출이 가능하게 됐다.
아멕스는 중국 인민은행으로부터 이 부문 인가를 받은 최초의 외국 회사가 됐다.
중국 결제 산업 구조를 감안할 때 이러한 승인은 사실상 이달 말 G20 정상 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의 예정된 회동을 앞두고 중국 측이 정치적 이득을 얻으려는 속빈 제스처일 가능성이 높다 .
아멕스와 중국 핀테크 회사인 리안리안의 합작 투자사인 익스프레스(항저우)기술 서비스는 중국 국내에서 아멕스 브랜드 카드를 사용, 신용 카드 결제 네트워크를 15개월 내에 구축하게 된다. 이후 인민은행에서 최종 승인을 받게 되면 거래 수수료를 받게 되고, 향후 이 벤처의 수익성이 입증돼야 수익도 점차 증가하게 된다.
이 결정으로 적어도 명목상으로는 중국이 트럼프 행정부의 압박에 굴하는 것으로 비춰질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부분의 해외 경쟁자들에게 닫혀있는 중국의 금융 서비스 산업에 비판적이었기 때문이다.
6년 전 세계무역기구(WTO)는 중국이 해외 카드 발급 기관을 차별한다고 판정했다. 그러나 중국은 카드업계 개방에 대한 성의를 거의 보이지 않았다.
캘리포니아 소재 비자카드사의 자회사 역시 작년에 결제 라이센스 신청서를 제출했지만 아직 중국 당국의 승인을 받지 못했다.
잠재력은 크지만 성공 가능성은 적다
중국에서 아멕스 카드(잠재적으로 비자 카드도)를 사용할 수 있도록 허용한 것은 긍정적인 뉴스로 보이지만 현재 상황으로 볼 때 실제 어느 회사도 중국 결제 시장에서 주요회사로 성장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중국의 신용 카드 부문은 현재 시장의 90% 이상을 장악하고 있는 국유기업 차이나 유니온페이가 독점하고 있다. 중국 소비자들이 다른 카드 발급 기관으로 전환할 매력적인 인센티브는 거의 없다.
새로운 카드시장 진입자가 직면한 또 다른 도전 과제는 사용율이다. 카드 사용 구매는 중국 소비자들 사이에서 흔하지 않다. 1970년대 이후 카드가 사용되어온 미국과는 달리, 중국 소비자는 최근에야 현금만 사용하는 관행을 벗어났다.
대부분의 소비자는 모바일 결제를 선호하며 신용 카드를 사용하지 않는다.
잡지 아메리칸 뱅커에 따르면, 뭄바이의 리서치 연구 책임자인 닐 샤는 “중국은 수표와 카드를 뛰어 넘어 곧바로 현금에서 모바일로 전환했다”고 말했다.
텐센트의 위챗페이와 알리바바의 알리페이가 합치면서 2017년 90%의 시장 점유율로 모바일 결제 부문에서 지배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인터넷 시장 조사기관 이마케터는 중국에서 올해 5억2500만 명(인구의 45.2%)이 모바일 결제를 사용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이마케터의 선임 애널리스트 라울 차다는 “중국에서 QR 코드가 널리 채택됨에 따라 모바일 결제 사용이 급속히 증가했다. 이는 판매자에게는 비용 장벽을 낮추고 구매자에게는 지불 과정이 아주 단순해진다”고 말한다.
QR 코드는 개인마다 고유한 다이어그램으로 자신의 모바일 지갑에 연결돼 있다. 결제시 이동전화에 판매자가 스캔할 QR 코드가 표시된다.
그 반대도 가능하다. 현대적 POS(판매 정보 관리) 시스템이 없는 상인은 단순히 자신의 QR 코드를 인쇄해 계산대 근처의 어딘가에 붙여놓을 수 있다. 고객은 자신의 휴대폰을 꺼내 상인의 QR 코드 사진을 찍어 상인에게 지불한다.
보안 문제를 제쳐두면 판매자에게는 빠르고 간단하며 저렴하다. 모바일 결제의 편리함과 비교하면 신용카드는 느릴 뿐만 아니라 상인이 수수료를 부담해야 하기 때문에 그다지 매력적이지 않다.
아멕스가 주요 상륙 거점으로 삼을 수 있는 영역은 국경 간 거래다. 주요 미국 도시의 많은 상인이 차이나 유니온페이를 받지만 대부분의 중국 관광객은 해외에서 구매시 현금 지불을 선택한다.
앞으로 쇼핑을 좋아하고 해외 여행을 즐기는 중국인은 아멕스 브랜드 카드를 휴대할 수 있으며 현지인처럼 편리하고 안전하게 거래할 수 있다. 중국 소재 트레블 위클리 차이나에 따르면, 수백만 명의 중국인이 매년 해외 여행을 하며 여행 당 평균 7300 위안(약 119만 원)을 지출한다.
아멕스와 다른 미국 카드 발급사들이 그러한 소비액의 일부를 받을 수 있다고 하더라도, 규모가 크지는 않아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