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일,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미-북 간 비핵화 합의에 대한 북한의 구체적인 조치와 시한 등을 놓고 북측과 협상을 벌이기 위해 북한을 세 번째 방문했다. 그러나 그 결과는 사람들을 의아하게 만들었다.
폼페이오 장관이 이번 방북에서 북한 비핵화 문제 등과 관련해 “진전을 이뤘다”고 평가한 것과 달리, 북한 외무성 대변인 명의의 담화에는 미국의 협상 태도가 “일방적이고 강도(强盜)적”이었다며 “확고부동했던 우리의 비핵화 의지가 흔들릴 수 있는 위험한 국면에 직면했다”고 미국을 맹비난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
일단 북한의 발언에서, 흔히 핑계와 구실을 일삼기 위해 공산당이 일관되게 사용하는 ‘주객이 전도되다’, ‘시비를 전도하다’와 같은 표현은 차치하더라도 북한의 공식 성명은 김정은이 비핵화를 원치 않는다는 사실을 그대로 드러낸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한편 폼페오 장관은 이전 방북 때와는 달리 이번 3차 방문에서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면담하지 않았다. 이는 북한 당국이 고의로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 방북해 열린 첫 고위급 협상을 북미정상회담과 분리하려는 의도가 깔려있음을 설명한다. 더 정확히 말해서 북한이 일방적으로 약속을 어길 조짐이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기도 하다.
북한이 최근 들어 여전히 핵무기를 개발하고 핵연료를 생산하고 있다는 징후가 국제사회에 연일 감지되고 있다. 심지어 북한이 함경남도 신포시에 핵미사일을 탑재할 수 있는 잠수함을 건조해 국제사회에 가하는 위협 수위를 한층 더 높이고 있다는 사실이 한국 국회의원에 의해 밝혀지기도 했다.
여러 조짐에서, 북미회담에서 트럼프가 보여준 최대한의 선의에 감사하게 여기지 않고 오히려 역행하는 듯한 김정은의 모습을 엿볼 수 있다.
그러나 이런 결과는 그다지 놀랍지 않으며, 이 모두가 사실 이미 트럼프의 장악 속에 있다.
필자가 이전에도 지적했듯이, 트럼프는 중공과 북한 양국이 실은 서로 이용하는 관계이며, 중공이 장기적으로 국제사회를 상대로 사기를 치면서 북핵 문제를 담판의 지렛대로 삼아 공갈과 협박을 일삼아왔음을 잘 알고 있다. 하지만 트럼프는 젊은 김정은에게 기회를 한번 주기 위해 김정은과의 회담에 동의했고, 또 이런 기회를 통해 과연 핵을 포기하고자 하는 진정한 의지가 있는지 김정은을 직접 관찰하고 타진하려 한 것이다.
그러나 북-중 양측의 ‘짜고 치는’ 구도는 여전히 기본적으로 변하지 않았고, 북한 또한 비핵화를 포기할 의지가 없음이 확연히 드러났다. 양국은 ‘비핵화’를 다만 미봉책으로 이용해 트럼프 정부와 줄다리기 협상을 진행할 뿐이다. 이런 수법으로 한편으로는 시간을 끌어 핵무기를 개발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북한과 중국이 손잡고 주거니 받거니 하면서 북한에 대한 경제 제재를 한층 완화함과 동시에 대중국 무역전쟁에서 미국의 양보를 얻어내고자 하는 것이다.
북-중 양국의 교활한 모의와 무성의함은 공산 정권의 사악함을 전 세계인에게 다시 한번 확인시켜 주는 꼴이 됐다. 따라서 미국이 결국 어떤 방법을 선택해 음험하기 짝이 없는 이 두 공산 정권에 반격을 가할지에 전 세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아래는 미국이 선택할 수 있는 몇 가지 옵션이다.
1. 전면적인 제재 강화와 극한의 압박 조치
트럼프는 북미회담을 전후해 북한이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CVID)’를 달성하기 전까지는 북한에 대한 경제 제재를 결코 완화하지 않겠다고 거듭 천명했다. 반면 북한이 비핵화를 원하지 않을 경우, 미국은 북한을 압박하고 제재를 가할 수백 가지 경제 제재 계획 및 다른 선택지를 마련해 두었다고 공언한 바 있다.
따라서 경제 제재를 전면적으로 강화하고, 북한에 극한의 압박을 가하는 것이 트럼프 정부가 취할 수 있는 첫 번째 조치가 될 것이다.
그러나 중국과 러시아가 여전히 원유와 물자를 몰래 수송해 북한을 돕고 있는 상황에서 새로운 경제 제재가 순조롭게 진행될 수 있을지, 또 중간에서 중공이 무슨 방해를 할지는 아직 미지수다.
2. 중공과의 무역전쟁을 끝내고, 연합해서 북한을 봉쇄한다
미국이 핵 무장을 하고 있는 북한에 ‘명백하고 즉각적인 위협(clear and present danger)’을 받는다고 여길 경우, 역량을 집중해 북한에 대응하기 위해 중공과의 무역전쟁을 접을 수도 있다.
그러나 이러한 선택은 북-중 양측이 고의로 만든 ‘짜고 치는 함정’에 빠질 가능성이 크다.
‘두 가지 안 좋은 상황에서 비교적 손실이 적은 쪽을 취하려는(兩害相權取其輕)’ 미국은 북-중 양자 중 한 측과만 논의해 다른 한 측에 대처하려 할 것이지만, 그럴 경우 오히려 북-중 쌍방이 연합으로 되받아치고 서로 돌아가며 협박하는 대상으로 전락할 수 있다.
그러나 사업가 출신으로 산전수전을 다 겪은 트럼프로서는 이런 수법과 심리전술을 간파하고 있어 이 옵션을 선택할 가능성은 별로 크지 않아 보인다.
더군다나 중국은 북한이 미국 편으로 돌아서는 것을 막고 있는 상황에서 중국이 북한에 대한 미국의 제재 조치에 완전히 협력한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다. 설사 구두로 동의하더라도 겉으로는 받들고 속으로는 따르지 않을 것이 뻔하며 계속해서 북한에 여러 가지 경제 지원과 물자 및 군사 지원을 은밀히 진행할 것이다.
3.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하고, 미-중 무역 전쟁에 전념하기
일부 서방 전문가들은 중장기적으로는 중공이 북한보다 훨씬 파괴적인 위협이 있다고 보기 때문에 미국이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할 수도 있다고 보고 있다.
그러나 이 옵션 역시 북-중 양국의 ‘짜고 치는 함정’의 소용돌이에 말려 들어가기 쉽다.
북한에 정당한 ‘핵 보유국’ 명분을 주더라도, 북-중 양국의 혈맹 구도가 무너지지 않는 한, 북한은 여전히 사단을 일으켜 미국을 견제할 빌미를 제공할 것이고, 또 이런 방법으로 ‘큰 형’인 중공의 위기를 완화하고 중공이 받는 압력을 분산시킬 것이다. 그럼으로써 최종적으로는 미국이 부득이하게 양측과 싸우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을 만들어 낼 것이고, 그 과정에서 미국은 정력을 다 소모하고 결국 타협하거나 일을 흐지부지 끝낼 수밖에 없게 될 것이다.
한편, 북한과의 재협상을 통해 핵무기 규모와 수량을 제한하고, 나아가 핵무기 관리 조건과 핵 군축을 규정함으로써 북한이 핵무기를 무제한 확장하거나 핵무기로 국제적 위협을 가하지 못하도록 규제할 수 있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그러나 수십 년간 역사의 교훈을 통해 알 수 있는 것은, 공산정권과는 그 어떤 합의를 맺든 결국 모두 허사라는 것이다. 공산 정권은 거짓말과 투쟁, 폭력에 기반을 두고 있기 때문에 ‘성실함’이란 찾아볼 수 없다. 그러나 트럼프에게 있어 신뢰는 모든 협상의 토대다. 즉, 신뢰가 없으면 아무 것도 논할 수 없다는 것이다.
더군다나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하는 것은 마치 깡패 건달을 합법적인 장교로 인정하는 것과 같다. 그 결과, 미국은 대내외로 비판을 받으면서 국가의 명성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이고, 동시에 또 이란 핵무기 문제에 대처하는 데도 불리하게 될 것이다. 이는 결국 북한과 이란이 동아시아와 중동 지역에서 계속 위협을 확대하는 동시에 이들과 중공의 암묵적인 공조가 이어지는 결과를 초래해 국제 안보와 미국의 안보에 더욱 불리하게 작용할 것이다.
4. 군사 옵션으로 북핵 제거
미군이 막강한 군사력을 동원해 북한의 군사력을 철저히 소탕하는 것은 어쩌면 단 한 번으로 모든 일을 해결할 수 있는 방법으로 보인다. 그러나 북한은 핵탄두 65개를 보유하고 있으며 핵무기의 지역별 분포가 불투명해 신속하게 전면 소탕할 수 없다는 게 미국 정보 부문의 분석이다.
게다가 북한이 일단 기회를 잡으면 핵무기를 동원해 반격을 가할 가능성이 있어, 이럴 경우 일본과 한국, 나아가 중국 동북 경내에 살고 있는 천만 명에 이르는 사람의 생명이 위협받게 될 것이다. 이는 트럼프가 군사 옵션을 적용하기 전에 가장 주요하게 고려하고 우려하는 사항이다.
또한, 북한이 먼저 주동적으로 공격을 일으키지 않고 그럴 기미도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만약 미국이 선제공격을 가할 경우, 전 세계로부터 비난을 받을 뿐만 아니라 중공에 꼬투리를 잡히게 될 것이다. 그렇게 되면 중공의 북한 지원 작전에 휘말리게 돼 오히려 전쟁 규모가 커지고 정세가 더욱 복잡해질 우려가 있다.
따라서 비상사태나 특수 상황이 아닌 이상, 겉으로는 강하고 내심은 너그러운 편에 속하는 트럼프가 전면적인 군사 옵션을 쉽사리 선택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5. 정확한 군사적 타격을 가하고, 북한에 지원되는 돈 줄기를 차단한다
실제로 북-중 양국이 설치한 ‘짜고 치는 함정’에서 벗어나려면 두 나라에 대한 압박을 병행해야 하며, 두 사기꾼 중 어느 한쪽과도 타협과 협력을 해서는 안 된다.
따라서 미국으로서는 한편으로는 대(對)중국 무역전쟁에서 지속적으로 압박을 가하며 중장기 전으로 끌고 나가 중국의 취약한 경제를 철저히 압박해야 한다. 그럼으로써 사회, 금융, 정치 등 전반 영역을 흔들어 놓아 중공으로 하여금 대내외적인 압박에 못 견뎌 더는 분신술을 쓸 수 없게 할 수 있다.
다른 한 방면으로는, 미국은 국제사회와 공조해 북한에 대한 경제 제재를 지속적으로 강화하고, 최소한의 군사 역량으로 북한에 정밀 타격을 가해 북-중, 북-러 간 지원 채널(교량, 도로, 벙커 등)을 파괴하고, 사상자와 손실을 최소화할 수 있다. 동시에 북한 해역에 해군을 출동시켜 해상 봉쇄를 진행함으로써 중국과 러시아 또는 다른 나라가 해상 밀수를 통해 몰래 북한을 돕는 길을 차단한다.
이 옵션은 미국으로서는 리스크가 낮고 논란도 적은 데다 피해자를 최소화할 수 있다. 북한에 수혈하는 중국과 러시아의 보급 채널이 차단되면 북한은 더욱 고립될 것이고 김정은에 대한 압박 강도도 한층 높아질 것이다.
만약 김정은이 압력을 버티지 못하고 스스로 군사 공격을 감행할 경우 미국은 전면적인 반격에 나설 명분을 얻을 것이다. 그러면 가장 짧은 시간 내에 북한의 군사 역량과 김정은 정권을 무력화할 수 있음은 물론, 김정은에 대한 ‘참수 작전”까지 감행할 수 있다.
이러한 군사 행동은 국제적으로 유명해질 뿐만 아니라, 미군이 신속하게 군사 행동을 진행할 경우 중공이 미처 북한을 지원할 겨를이 없게 돼 전쟁이 지속전으로 확대돼 ‘제2의 한국전쟁’으로 이어지는 것도 피할 수 있다.
6. 기습 승리, 인권 카드로 중국을 바꿀 수 있는 방법
‘손자병법’에 “무릇 싸움이란 정공법으로 맞붙고 기습 전술로 이긴다. 그러므로 기습 전술을 잘 내는 것은 무궁하기가 천지 같고, 마르지 않기가 강과 바다 같다(凡戰者以正合 以奇勝。 故善出奇者 無窮如天地 不竭如江海。)”고 했다.
트럼프 또한 “나는 다른 사람이 내가 뭘 하고 있는지, 뭘 생각하고 있는지 알게 하고 싶지 않다. 나는 남이 나를 예측하기 힘들도록 하는 것을 좋아하는데, 이는 그들로 하여금 균형을 잃게 만드는 것”이라고 말한 적이 있다.
트럼프의 수십 년의 사업 경력과 1년 반이라는 짧은 정치 역정을 돌이켜 볼 때, 곳곳에서 ‘예측 불가’와 ‘출기제승(出奇制勝: 기묘한 책략(策略), 즉 기습으로 승리함)’의 독특한 풍격을 엿볼 수 있다.
더욱이 오랜 세월 협상을 통해 쌓아온 민첩한 사유와 신속한 대응력, 창의적인 소질까지 두루 갖춘 점을 감안하면 트럼프는 북한 및 북-중 문제를 다루는 데 있어 아마 외부에서 예측하기 어려운 기묘한 수를 많이 갖고 있을지도 모른다.
적어도 트럼프에게는 아직 ‘핵폭탄급’ 카드가 하나 남아 있다. 이 카드가 등장할 경우 중공을 철저하게 제압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연말 중간선거 승리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이 비장의 카드는 바로 ‘인권’이다.
2012년 2월 6일, 중국 관료 사회를 뒤흔든 ‘왕리쥔 사건’이 발생했다. 당시 충칭시 공안국장이었던 왕리쥔은 청두 주재 미국영사관으로 탈출해 장쩌민 집단이 획책한 쿠데타 계획 및 파룬궁 수련생에 대한 생체장기적출 만행에 관한 기밀을 미국에 전달했다.
미 국무부는 그해 4월 26일 국회의원들에게 왕리쥔 사건을 비공개로 통보했다. 바꿔 말하면, 미국 행정부는 이미 생체장기적출 만행을 저지른 중공의 반인류 범죄에 관해 익히 알고 있었다. 다만 미국의 이전 행정부가 이 전대미문의 인권 탄압에 대해 시종일관 침묵을 유지해왔을 뿐이다.
만약 트럼프 정부가 ‘부전이굴인지병(不戰而屈人之兵: 싸우지 않고 상대를 굴복시킴)’의 방법을 고려할 경우, 즉 비군사적 수단을 동원해 중공을 제압하려 하거나 심지어 중공 정권의 와해를 촉진하고자 한다면, 중공의 생체장기적출 만행을 공개하는 것이 가장 강력하고 가장 평화로우며 또 가장 하늘의 뜻에 순응할 수 있는, 정의롭고 예리한 선택이 될 수 있다.
특히 최근 들어 중공은 국제 의학계에서 빈번하게 활동하며 발언권을 취득해 그들의 생체장적출 만행을 은폐하려고 시도하고 있다. 만약 트럼프 정부가 미국이 장악하고 있는 중공의 생체장기적출 진상을 주동적으로 발표해 세계만방에 인권 탄압 저지를 호소한다면 보편적 가치에 대한 국제사회의 공감대를 쉽게 형성할 수 있을 것이다. 그뿐만 아니라 10억 중국인으로 하여금 공산당이 오랜 시간 지탱해온 사기극을 철저히 간파할 수 있게 해 중공 정권에 최대 위기를 안겨 줄 수 있다. 이로써 중국도 민주주의 사회에 등판할 수 있는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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