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북미 정상회담’이 절실한 4가지 이유

탕하오(唐浩)
2018년 05월 28일 오후 6:01 업데이트: 2024년 02월 19일 오후 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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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담판 병법이 주효했다. 북미 정상회담이 ‘되살아났고’ 2차 남북회담이 이례적으로 전격 등장했다.

5월 24일, 트럼프 대통령의 ‘북미 정상회담을 취소한다’는 돌발적인 선제 공격은 국제 사회에 큰 파장을 불러일으켰다.

이튿날 북한은 자세를 낮추어 ‘여전히 미국과의 대화를 원한다’고 강조했고, 트럼프 대통령은 이를 수락하고 회담이 예정대로 진행될 것이라고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24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싱가포르 회담은 적절치 않다”며 “(북한이) 만약 마음을 바꾼다면 망설이지 말고 전화를 걸거나 편지를 써달라”고 말했다. | TV조선 캡처

26일, 청와대는 문 대통령과 김정은이 다시 판문점에서 만나 ‘판문점 선언’을 어떻게 이행할지를 논의하고, 북미 정상회담과 관련된 의견을 교환했다고 밝혔다.

지난달 27일 첫 남북정상회담을 연 지 불과 한 달 만에 왜 김정은과 문 대통령은 긴급 2차회담을 가졌을까?

사실상 김정은이 다급하게 문 대통령과 다시 만난 것은 트럼프 대통령이 북미 정상회담을 전격 취소한 기습 효과 때문으로 풀이된다.

우선 트럼프 대통령의 ‘강경책과 유화책’ ‘당근과 채찍’을 병행하는 압박 협상 전략에 의도적으로 자세를 높여가며 한미를 비난하던 북한 당국이 매우 당혹해 하고 있다. 또한, 비핵화에 대한 진의를 숨기고 북한식으로 한반도 정세를 이끌어가려는 전략적 의도도 국제 사회에 낱낱이 드러났다.

이에 따라 북한의 기고만장한 기세가 순식간에 꺾이고 결국 저자세로 응하며 북미 정상회담을 여전히 희망한다고 굴복했다. 또한 김정은은 다시 문 대통령을 긴급 만나 한편으로는 두 나라 관계를 복원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한국 내에 일고 있는 거듭된 북한의 행태에 대한 의구심과 비판을 불식시키려 했다. 또 국제사회에 또 다른 선전전을 벌여 그간 공들여 온 ‘평화의 사자’ 이미지를 복원하려고 애썼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6일 오후 판문점 북측 통일각에서 정상회담을 마친 후 헤어지며 포옹하고 있다. | 청와대

게다가 북한은 남북정상회담을 긴급 재개했지만, 철저히 비밀에 부쳐 사후 통보만 했다. 첫 남북 정상회담과 달리 극도의 저자세를 취했던 것이다. 남북한 쌍방의 실질적인 의사 소통에 중점을 두고 민감한 사안을 논의했기 때문에 일찍 노출되는 것을 원하지 않았을 것이다. 정상회담이 끝난 후에 공개하는 것은 남북한 관계가 여전히 우호적이라는 신호를 외부에 내보내는 것이다.

이 외에, 남북 정상이 긴급 회동하고 북미 정상회담 관련 사안을 밝힌 것도 미국 측에 북한의 대화 ‘성의’를 보여주려는 의도로 파악된다. 아울러 미국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금방 만나고 돌아온 문 대통령이 북한 김정은에게 전달할 트럼프의 메시지도 있을 수 있다.

북한이 북미 정상회담을 취소한 미국을 연일 협박하는 모습에서 적극적으로 북미 회담을 추진하는 저자세로 바뀌었다. 무슨 이유인가?

북한이 북미 정상회담이 절실한 4가지 이유

첫째, 미국 주도의 강력한 대북 경제 제재로 엄청난 압력과 위기를 맞은 김정은 정권은 부득이 주동적으로 문재인 대통령과의 회동을 요구해 북미 정상회담을 위한 조건을 마련하고 대북 제재 수위를 낮추는 방안을 모색하는 것이다.

둘째, 트럼프 대통령이 북미 정상회담을 취소하고 경제 제재를 지속적으로 유지할 것임을 거듭 표명하는 한편 군사 행동 옵션을 강조했고, 심지어 핵 무장까지 암시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높여가는 군사적 압박도 김정은이 감당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따라서 트럼프와 만나 회담을 해야만 미국의 군사적 압박을 일시적으로 완화할 수 있다.

셋째, 북한은 연초부터 남측의 일부 세력과 함께 가는 ‘통일전선’ 행동을 적극 펼쳤다. 남측에 대해 적극적으로 유화 제스처를 보이면서 한반도 통일에 대한 선전 작업을 놓치지 않았다. 추이톈카이(崔天凯) 주미 중국대사는 이에 공개적 지지 의사를 표명했다. 하지만 이 통일전선 전략은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에 의해 폭로되고, 트럼프 대통령에 의한 타격까지 겹쳐 이미 한풀 꺾였다.

북한이 미국을 향해 칼을 빼들고 도발을 계속한다면 자신의 단점을 더욱 여실히 드러내는 꼴이 될 것이다. 따라서 자세를 낮추고 북미회담에 응해야만 최소한의 ‘평화의 사자’ 이미지를 유지할 수 있고, 북한의 한반도 통일전선 전략도 지속 가능하다.

넷째, 미중 양국 간 무역 협상의 중요한 시점인 현재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이 오랫동안 북한 배후에서 ‘후원자’ 역할을 한 것을 잘 알고 있다. 따라서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에 경제적 압박을 가하는 동시에 무역 정책을 통해 중국을 압박함으로써 중국이 미국과 함께 북한을 압박하도록 해 10여 년간의 북핵 위협을 해소하려 한다.

특히 김정은은 지난 8일 중국 다롄(大連)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2차 회동을 가진 뒤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태도가 돌변했다. 이 또한 트럼프 대통령이 며칠 전 북미 정상회담을 취소하는 동시에 의례적으로 “나는 왜 이렇게 변했는지 알 것 같다”고 말한 이유다.

트럼프 대통령이 무엇을 가리키는지 더 설명하지 않았지만, 중국은 트럼프 대통령에게서 오는 압박을 분명 느낄 것이다. 따라서 북한은 중국의 입장을 감안해 더욱 북미 정상회담이 필요하고, 중국도 미국과의 협상 카드를 더 얻게 된다. 특히 이 카드로 미국이 ZTE(中興통신)에 내린 제재를 풀려고 하는 것이다.

트럼프 정부가 북한과 중국에 대한 압박 전략이 먹히고 미국 역대 정부가 이루지 못한 외교적 돌파 전략이 성공한 주된 이유는 트럼프 대통령의 뛰어난 협상 전략 외에도 그가 취임 후 미국 경제를 일으켜 세우고 군사적 성취를 이끌어 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 전에 “당신의 군사력을 동원하지 않는 가장 좋은 방법은 당신의 군사력이 모든 사람에게 보여지는 것이다”라고 말한 바 있다.

향후 북미 정상회담이 등장하고 북한의 비핵화 협상이 새로운 길을 개척할 것이다. 이변이 없는 한 북미 정상회담은 6월에 열릴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두 사람의 첫 만남이 국제적인 주목을 받는다 할지라도 첫 만남의 결과에 대해서는 큰 기대가 나오지 않을 수도 있다.

북한 정권과 미중 관계, 국제 안보에 관한 북핵 문제를 회담 한 번으로 철저히 해결하고 각 측의 이익을 만족시킨다는 것은 현실에 맞지 않다. 그리고 지금까지 북한은 ‘김정은의 완전한 핵 포기와 미국의 경제 협력과 맞바꾸자’는 트럼프 대통령의 제의에도 명확한 호응을 보내지 않고 있다.

그러나 북미 정상회담은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과 한국을 이끌고 과거의 시간낭비식 ‘6자 회담’의 옛 길을 버리고, 발목 잡는 중국과 러시아의 견제를 뿌리치고 더 실효성 있는 비핵화 협상의 길을 걸어 나갈 것이라는 것을 보여준다.

한 가지 언급할 점은, 북한이 ‘시간 끌기 전술’ 비핵화 협상을 트럼프 임기가 끝날 때까지 지연시켜 흐지부지하게 만들어 핵을 보유하려 한다면 크게 실망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첫째,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미국 경제와 고용이 크게 개선되면서 미국 사회의 전통적 가치가 지속적으로 되살아나고 있고, 좌파와 사회주의적 요인이 점점 주류에서 밀려나고 있다. 이러한 변화로 트럼프 대통령은 주류 엘리트층의 광범위한 인정을 받을 뿐만 아니라, 여론 조사 지지도도 안정적으로 상승하고 있다. 2020년 대통령 선거를 내다보면 현재로서는 적수가 될 만한 상대가 없다. 트럼프 대통령의 연임 가능성이 높다.

둘째, 고급 부동산 건설업자 출신인 트럼프 대통령은 ‘인내적 협상을 통해 높은 품질의 빅딜을 했다’는 점으로 유명하다. 따라서 미국과 국제 사회의 안전을 위한 북핵 문제에 대해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빨리 해결하려 하지만, 인내심을 갖고 북한과 심지어 중국 측에 장기적인 압력을 가하고 대응할 수밖에 없다.

그는 27세 때 맨해튼의 부동산 업계에 진출했고, 그의 첫 대표작은 바로 코모도(Commodore) 호텔을 뉴욕 그랜드 하얏트 호텔로 리모델링한 것이다. 그는 무려 5년 동안의 협상을 거쳐서야 이 작품을 만들었다.

*이 기사는 저자의 견해를 나타내며 에포크타임스의 편집 방향성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