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대사관, 美 션윈 내한공연 방해…“보는 것까지 간섭”

강우찬
2017년 01월 07일 오전 4:19 업데이트: 2024년 02월 24일 오후 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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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한 중국대사관이 압력을 행사해 한국에서 예정된 문화예술 공연을 방해하는 사건이 또다시 발생했다. 매년 개최돼온 세계 최정상급 션윈예술단 공연을 중국대사관이 나서  취소하도록 공연장을 압박하고 있는데 올해는 부산에서 발생했다.

션윈 공연을 주최한 공연기획사 ‘부산문화’는 미국 션윈예술단을 초청해 올해 2월 10~12일, 부산문화회관 대극장에서 공연을 열기로 하고 회관 측과 대관 계약을 체결했다.

그러나 지난 4일, 부산문화회관은 부산 주재 중국영사관(이하 영사관)으로부터 “중한관계의 건강한 발전, 부산과 중국의 우호협력 차원에서 션윈 공연단에게 공연 장소를 제공하지 말라”는 한 통의 공문을 받았다.

공문에서 영사관은 “부산의 정치인, 공무원 및 문화계 인사들이 파룬궁과 션윈의 어떤 행사에도 참석하거나 지지하지 않기를 바란다”고 강요하며 문화주권을 침해해 물의를 빚고 있다.

션윈예술단은 화인예술가들이 중국 문화대혁명으로 파괴된 중국의 5000년 전통문화의 복원을 목표로 2006년 미국 뉴욕에 설립한 예술단체다. 중국에서 5000년간 형성된 신화와 전설, 역사와 이야기 등을 중국 고전무용 형식으로 무대 위에 펼쳐 보임으로써 하늘을 숭상하고 자연에 따르며 인간의 도덕성을 강조했던 중국의 전통 가치를 전하고 있다.

부산 주재 중국영사관이 부산문화회관에 보낸 공문. | 에포크타임스에 제공

박흥주 부산문화 대표는 “그동안 션윈 공연을 여러 차례 감동적으로 보고 공연기획자로서 부산에 공연을 열고 싶어 예술단을 초청했는데 이게 무슨 잘못인가”라며 “일개 외국의 영사가 공문만 하나 보내 세계적인 공연을 하지 말라는 게 말이 되는가”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만약 공연을 못 하게 할 경우 부산 주요 언론과 시민연대와 함께 공동으로 이 문제를 해결하겠다”라며 강한 불만을 표출했다.

션윈 공연은 스토리가 있는, 고대부터 현대까지의 작품을 통해 중국의 신전(神傳)문화를 구체적으로 보여주는 것으로, 현대에서는 파룬궁을 소재로 한 무용극이 포함된다. 이 때문에 파룬궁을 불법적으로 박해해온 중국공산당은 해마다 한국 주재 대사관을 이용해 이 공연에 대한 방해 공작을 시도해왔다. 작년 5월에도 션윈공연이 예정돼 있던 서울 KBS홀이 대관 계약 후 중국대사관 3등 서기관이 보낸 협박성 공문을 받고 돌연 계약을 취소한 사건이 있었다.

이로 인해 많은 인적·물적 피해가 발생했고 ‘문화강국’ 한국이 경제적 이득 앞에 굴복했다는 큰 오점을 남겼다. 당시 션윈공연 대관료 수익보다 대중국 한류콘텐츠 수출 수익이 더 클 것으로 보고 대관을 취소했던 KBS는 이후 ‘금한령’에 의해 콘텐츠 수출이 막혀 션윈 대관 거절로 기대했던 중국 측으로부터의 이익도 실현하지 못했다.

파룬궁 수련단체인 (사)한국파룬따파불학회는 6일 낮 명동 주한중국대사관 인근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중국대사관의 공연 방해 사실을 시민들에게 알렸다.

학회 오세열 대변인은 “중국영사관이 도대체 어떤 근거로 주재국인 대한민국의 헌법과 법률을 무시하고 문화예술 공연까지 방해하며 압력을 넣고 있는지 이해할 수 없다”면서 “지난해 KBS사건 때 박근혜 정부와 대한민국 법원이 중국대사관의 내정 간섭과 문화주권 침해행위를 막았더라면 또다시 이런 일이 벌어지지 않았을 것”이라며 비판했다.

오 대변인은 또한 이번 사태를 중국 공산주의 정권이 자유대한민국 국민들의 공연 관람 선택권을 제한하는, 문화주권 침해로 규정했다.

그는 중국 공산당이 파룬궁 문제를 다룬 소재를 기피하는 이유로 “파룬궁 수련자들의 장기를 적출해 폭리를 취하고 100만 명 이상 수련자를 살해한 사실”을 언급하며 범죄가 폭로되는 것을 두려워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 기사의 내용 일부를 업데이트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