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었으면 걷자!… 도넛 하나에 3.2km

코난 밀너
2015년 04월 16일 오전 9:52 업데이트: 2019년 07월 25일 오후 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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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칼로리

 

치즈버거 1개, 9km
탄산음료 한 컵, 8km
도넛 한 개, 3.2km

 

다이어트에 전념하고 있는 사람이 아니라면 대부분의 사람이 아마 자신의 칼로리 섭취량에 대해 크게 신경 쓰고 있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음식에 칼로리 대신 신체 활동을 중심으로 한 내용이 표시되어 있다면 어떨까? 이 것이 식습관에 좀 더 큰 영향을 미칠 수 있을까?

이는 미국 국립 보건원이 지원하는 23억 원 가치 연구의 기반이 되는 의문이다.

이러한 발상은 미국 내 비만의 유행을 대상으로 한 부담적 보호법(Affordable Care Act)을 기반으로 한다. 이 방침은 20개 이상의 지점을 가지고 있는 레스토랑 체인점이 메뉴에 나와있는 각 음식의 정확한 칼로리를 계산하여 표기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규제 기관들은 소비자들이 쉽게 고칼로리 음식을 확인할 수 있게 하여 적절한 선택을 통해 체중 감량의 결과로 이어지길 바라고 있다.

칼로리라는 개념은 상당히 간단해 보인다. 에너지의 단위로 우리가 사용하는 에너지보다 더 많은 양을 섭취할 경우 체중으로 쌓이게 된다. 하지만 연구 결과 이 수치가 대부분의 소비자에게 있어 커다란 의미를 가지지 못하며, 눈에 띄게 표기되어 있다고 해도 규제 기관들이 원하는 종류의 영향력은 가지지 못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고칼로리 음식을 걷는 것에 비교해본다면 쉽게 무시하기 어려워질 것이다. 치즈버거가 먹고 싶은가? 이는 9km를 걸어야 없어진다. 커다란 컵에 든 탄산음료는 어떤가? 8km를 더 추가해야 한다. 여기에 도넛을 더하면 3.2km가 더 쌓인다.

노스캐롤라이나 대학교(UNC)의 연구진은 체력 활동을 통한 측정이 칼로리만 표기하는 것보다 식습관에 더 큰 영향력을 가질 수 있는지를 통해 그 가치를 실험할 예정이다.

 

더 나은 행동 교정법

신체 활동 지표(Physical Activity Calorie Expenditure, PACE)를 식품 라벨에 표기하는 데서 오는 효과를 측정하는 연구에서는 칼로리만 나와 있는 제품을 파는 식당과 칼로리를 소모하기 위해 걸어야 하는 거리의 양을 추가로 표기한 메뉴를 제공하는 식당의 판매량을 조사한다.

공동 선임 연구원이자 UNC의 공중 보건학과 교수이며 건강 증진 질병 예방 센터(Center for Health Promotion and Disease Prevention)의 대표인 앨리스 애머맨 박사는 사람들이 칼로리에 약간 무감각해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녀는 “칼로리 계산은 추상적인 개념이다. 하지만 실제 걸어야 하는 거리로 표현이 되면 얼마만큼의 노력을 쏟아야 하는지에 대해 더욱 크게 실감하게 된다”고 밝혔다.

러닝머신을 사용해 온 사람이라면 누구나 이미 이를 확인한 적이 있을 것이다. 운동 기구들은 속도와 심박수 뿐만 아니라 대사활동량(METS)도 표시한다. 이 수치는 얼마만큼의 노력이 칼로리 연소에 필요한지를 보여준다.

애머맨 박사는 “사람들이 열심히 운동했다고 생각함에도 그다지 많은 칼로리를 소비하지 못했다는 것이 보여지는 상황은 언제나 겸허한 기분이 들게 한다”고 말했다.

 

칼로리 계산보다 실제 걸어야 하는
거리로 표현하면 체감이 크다

 

숫자적 한계

칼로리 계산이 우리의 건강 요인으로 포함되는 방식은 항상 명확하지만은 않다. 예를 들어, 인체는 200 칼로리의 싹양배추와 200칼로리의 케이크에 각기 다르게 반응한다. 또한 어린이와 10대는 40~50대의 성인보다 칼로리를 훨씬 효율적으로 소비하곤 한다.

운동량을 기준으로 하는 수치 역시 완벽하지는 않다. 나이, 체중 그 외 여러 요소들이 걷기 운동이 실제로 칼로리를 소모하는 데 필요한 방식에 모두 함께 작용하기 때문이다.
PACE 연구진들은 간결성을 유지하기 위해 평균을 목표로 세웠다. 이들의 라벨은 평균 체중의 중년을 대상으로 정보를 제공한다.

애머맨 박사는 “모든 요소를 다 넣게 되면 라벨이 매우 엉망이 될 것이다. 따라서 중간 정도에서 선택하려고 노력했으며 너무 격렬하지 않은 속도의 걸음을 기준으로 했다”고 밝혔다.

 

증명된 방법

PACE 연구진들은 새로운 요소를 마주한 소비자들이 어떻게 그 정보를 사용할지에 대해 알고 싶어한다. 예를들어 소스를 추가한 더블 치즈버거가 필요 이상의 활동을 요구한다면, 4km밖에 걷지 않아도 되는 단순한 버거를 저녁식사로 선택할지도 모른다.

맛은 덜할지 몰라도 4.8km를 줄일 수 있는 것이다.

박사는 “혹은 그냥 고칼로리의 버거를 먹고 운동을 하러 가야겠다고 결정할 수도 있다”고 말한다. 이러한 측정법이 행동을 형성할 수 있는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는 증거가 이미 존재한다. PACE의 공동 선임 조사가이자 UNC 의과 대학 가정의학과 조교수인 안토니 비에라 박사는 인터넷 기반 설문조사를 통해 사람들이 신체 활동으로 표현된 고칼로리 음식을 보았을 때 좀 더 강력한 반응을 보인다는 것을 입증했다.

지난해 10월 16일 미국 공중 보건 학술지(American Journal of Public Health)에 실린 또 다른 연구에 의하면 저소득층 흑인 청소년들이 음료에 신체 활동이 표기되어 있는 경우 설탕이 들어있는 음료를 구매할 확률이 낮아지는 것으로 밝혀졌다. 다른 연구에서는 백인이 아닌 젊은 층의 경우 이러한 라벨을 더욱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만약 PACE의 라벨이 효과적이라는 사실이 증명되면 언젠가 연방 규정이 칼로리와 함께 체력 활동 라벨의 포함까지 확대될지도 모르는 일이다. 하지만 아직 갈 길이 멀다. PACE 연구는 완료까지 4년이 걸릴 예정이며, 실제 증거를 기반으로 하는 전략을 확정하기 위해서는 추가 연구도 필요할 것이다.

애머맨 박사는 “과학의 모든 것들과 마찬가지로 우리는 이것이 개선점임을 확실하게 발표하기 전에 다양한 연구를 통해 누적된 증거를 쌓을 필요가 있다”고 말하며 “하지만 좀 더 건강한 선택을 이끌어내기 위해 이 발상을 이해하고 자신의 상황에서 시도하는 사람들이 생길 것이라고 믿는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