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가 이현세 씨는 공연 관람 후 가진 인터뷰에서 “너무 재미있는 공연”이라며, “중국고대예술에 공중회전, 텀블링 등의 기술이 있다고 하니 놀랍다”고 말했다. (사진=전경림 기자)
15일 아내와 함께 션윈예술단 서울 첫 공연을 관람한 만화가 이현세 씨. 최근 ‘이현세의 만화 삼국지’ 작업을 마쳤다는 그는 중국의 전통고전을 소재로 한 션윈예술단의 작품이나 작품의 표현 기법에 주목했다.
이 작가는 전체적으로 “기존 고전무용보다 풍성하고 다이내믹하고, 무엇보다 분명한 스토리텔링이 있어 고전무용을 접촉하지 않았어도 즐기기가 아주 좋다”며, “무대 디자인과 춤을 접목시켜 관객들에게 더 쉽고 분명하게 스토리를 전달했다”고 말했다.
특히 이 작가는 손오공과 저팔계가 유사하에서 요괴노릇을 하는 사오정과 한바탕 격전을 치루는 ‘사오정을 지혜로 제압하다’라는 작품을 꼽으며, “영상과 무용을 잘 이어서 스토리텔링을 역동적으로 전달해 굉장히 인상깊었다”고 말했다.
션윈예술단이 선보이는 작품들 중 스토리가 있는 무용극은 생생한 배경화면과 무대가 절묘하게 조화를 이룬다. 특히 무대 화면은 션윈예술단만의 독특한 표현 방식이다. 이 작가는 이와 같은 무대 연출에 대해 “앞으로 많은 공연예술이 저렇게 많이 변해가겠구나, 빛과 동영상을 가지고 무대 디자인을 훨씬 더 재미있게 연출해 나가겠다, 앞으로 우리나라 공연예술이 꽤 많이 저런쪽으로 가겠구나…(라고 생각했다)”라고 말했다.
이 작가는 션윈예술단의 중화전통문화의 정수를 담은 프로그램에 대해 “각 왕조마다 핵심적인 부분을 잡아서 중국을 이야기하고 알리려고 하는 것 같다”며, “사회주의 국가에서는 이런 저런 이념때문에 비하하거나 알리기 싫어하는 부분들을 알리고 있는 것 같아서 마음이 아픈 짠한 기분이 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션윈이 중국의 역사를 몸으로 이야기하고 있다고 느꼈다고 말했다.
특히 무용수들이 보여준 세밀한 동작에 대해서는 “몸놀림이나 공중회전, 도약, 손놀림 등이 아주 대단하다”며, “처음엔 기계체조나 발레가 접목됐나 했는데, 중국 고대 예술에 저런 기술이 있었다니 놀랐다”고 밝혔다.
나른한 달밤, 술에 취해 잠든 당 현종이 월궁의 선녀가 춤추는 모습을 바라보는 무용극, ‘당 현종이 월궁을 유람하다’라는 작품도 “약간은 나른한 달밤같은, 호사스런 기분을 충분히 느낄 수 있어서 좋았다”는 이현세 씨.
그는 “(션윈이) 중국 전통문화를 담아낸 공연이지만, 우리나라의 공연과 접목할 필요성을 느꼈다”며, “우리나라도 5000년 역사를 이야기할 필요가 있다고 느꼈다”고 말했다. 기교도 중요하지만 (공연의) 의미가 있겠다는 많은 생각을 하면서 봤다는 그는 “션윈이 중국의 고대문화부터 현대문화까지 아우르는 방식처럼 우리 문화도 근현대사까지도 얘기해야겠다는 사명의식도 생겼다”고 덧붙였다.